민주주의와노동 연구소

한국 ‘노인장기요양제도’가 간과하고 있는 것들

민노연 창립식_087

한국 노인장기요양제도가 간과하고 있는 것들

:노인 건강과 요양보호사 안전을 위한 '사회 공공화'의 길

2024년 1월 25일  / 연구자의 시선
손미아 연구위원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노인장기요양제도, 공공성, 민영화, 행위별 수가제, 요양보호사, 노인건강

최근 한국의 노인장기요양제도의 제도개선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요양보호사들의 재택근무 강화, 요양보호사 1인당 돌보는 노인수 줄이기 등을 논의하고 있고,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의 민간 사업주 단체들은 노인장기요양제도의 실패의 책임을 국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돌리고 있으며, 민간 사업주들에게 더 많은 이윤을 제공해줄 것을 보다 노골적으로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개선논의와 노인장기요양제도의 민간사업체들의 주장은 노인장기요양제도와 관련해서 “요양보호사”들과 “노인”들을 간과하고 있는 측면이 매우 크다.

한국의 노인장기요양제도와 관련해서 “요양보호사”들과 “노인건강”은 서로 긴밀하게 연관을 맺고 있어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요양보호사들에 대한 처우가 낮아질수록 그들이 돌보는 노인들의 건강은 나빠진다. 그런데 최근 논의들에서는 각 이익집단의 요구도에 따라 부분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특히 한국의 노인장기요양제도에서 국가(국민건강보험공단)와 국민(수급자)의 중간에서 민간사업주들로 이윤을 획득하고 있는 이들 민간사업주 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들은 처음에 여러 가지 주장들을 펼치고 있으나 최종적으로는 국가기관에 자신들의 이윤추구를 위한 주장을 하는 차원으로 귀결되고 있어서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요양보호사”들을 위해 간과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이고, 제도적인 한계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하고, 국민적인 차원에서 요양보호사와 노인건강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1. 노인장기요양제도의 민영화 체제와 행위별 수가제의 문제

요양보호사들의 저임금문제의 근본 원인에는 ‘민간중심의 민영화 체제’와 ‘행위별 수가제도’가 있다. 2008년 이래 한국에서 보험료징수체계는 사회보험제도에 속해있지만, 서비스 행위의 주체가 민간기관들이 중심인 노인장기요양제도가 도입되면서 대다수 민간기관들이 노인장기요양제도를 수익사업으로 보고 영리사업을 하게 됨에 따라 사업주의 이익 추구를 위해서 사업주의 입장에서는 요양보호사들의 임금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의 노인장기요양제도의 민영화의 문제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민간 기관들에 맡겨져 운영되면서 노인장기요양시설들이나 재가센터들의 영리 추구로 수급자 노인들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시설이나 인력투입에 투자가 미비하게 됨에 따라서 수급자 노인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으며, 요양보호사들도 사고나 질병에 걸릴 위험에 더 노출되는 것이다.

한국의 노인장기요양시설들과 재가센터들이 민영화되면서, 수급자 노인들의 경우 전국에 흩뿌려진 작은 단위의 노인장기요양시설들에 노인장기요양제도를 위해, 사업주의 영리 추구를 위해 “수용”되다시피 하면서 수급자들이 거의 하루 종일 실내에서 누워있어야 하는 상태에 놓이게 되어 건강회복 및 건강증진은 기대하기 어렵고 근육 소실 등으로 오히려 거동이 불편해지고 불건강해지고 있다.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의 사업주들도 노인장기요양기관을 “납골당”, “고려장” 등이라고 표현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윤추구가 그 목적이므로, 그것에 대한 책임이 자신들에게도 있다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

한국의 노인장기요양제도의 행위별 수가제의 문제를 보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행위별 수가제에 의해서 서비스 비용이 지급이 되는데, 행위별 수가제에 속한“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행위별 수가제에 속하지 않는 것들은 서비스 항목에서 제외되고 있다. 행위에 의해 수가가 매겨지므로, 수가가 매겨지는 것들만 서비스 목록에 들어가기 때문에, 예방과 재활, 운동, 햇볕보기 등 노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내용이 다 제외되어 있으므로, 수급자들의 건강이 회복되지 못하고 서서히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손미아 등, 요양보호사 근무실태 조사 및 사고성재해 감소방안 연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7).

2. 요양보호사 ‘저임금’ 문제의 본질

요양보호사들이 타직종에 비해 낮은 임금수준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의 민간사업주들도 인정하고 있으나, 이들은 요양보호사들에 대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윤추구만을 위한 행위별 수가 인상이나 총액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요양보호사들이 저임금을 받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국가(국민건강보험공단)가 각 노인요양시설이나 재가센터로 지급되는 장기요양급여총액 중에서 요양보호사들에게 책정되는 임금 비율, 즉 표준인건비의 비율을 낮게 책정하고 있는 것에 있다. 또한 국가는 행위별 수가제를 이용해서 서비스 수가를 낮춤으로써 서비스 이용에 대한 총비용을 낮추려고 하는데 이 낮은 수가제는 사업주들이 요양보호사들에게 임금을 낮추게 되는 기제로 작용하게 되고, 낮은 수가제의 문제가 요양보호사들에게 전가되어 낮은 임금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국가(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각 노인요양시설이나 재가센터로 지급되는 장기요양급여총액 중에서 얼마정도가 요양보호사들에게 임금으로 지급되는가에 대한 규정이 명확히 되어 있지 않아서, 개별 노인요양시설의 사업주에 따라 요양보호사의 임금수준을 조정할 수 있어 여기에도 저임금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됨으로써 보건복지부가 정한 [표준인건비] 자체도 적은데, 실제 현장에서 요양보호사들은 이 [표준인건비]보다 더 적게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정해놓은 장기요양급여총액 중에서 인건비 비율은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59.6%, 재가센터 방문요양의 경우 86.4%인데, 이것의 의미는 40.4%, 13.6%를 시설 기관과 재가센터에서 운영비, 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이 인건비를 제외한 금액은 요양보호사 1명으로 볼 때 적은 액수이겠으나, 요양보호사가 일정한 규모 이상 일하고 있는 곳에서는 상당한 금액일 수 있어서, 이 금액에서 관리비나 운영비 외에 민간 기관 사업주들의 이윤추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요양보호사들의 저임금구조는 장기요양급여총액에서 인건비 비율이 낮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으며, 그 근원은 2008년에 민영화된 노인장기요양제도 그 자체 속에 이미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2008년~2009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도입은 사실상 기존에 있었던 사회공공화제도(사회복지법인, 지자체중심)의 전면 민영화과정이었고, 노인 사회복지제도의 급격한 퇴행이었다. 요약하면 요양보호사들의 저임금구조는 장기요양급여총액에서 인건비 비율이 낮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그 근원은 2008년에 민영화된 노인장기요양제도 그 자체 속에 이미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요양보호사들의 저임금의 두 번째 이유는 요양보호사들의 “장시간의 노동시간”과 “야간대기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책정되지 못하여 임금으로 산정되지 못하는 데에 있다. 요양보호사들에게 장시간의 노동은 자신의 노동력 유지비보다 더 많은 시간 노동을 함으로써 부불노동시간으로 잉여노동시간을 창출하는 기제가 되는데, 여기에 더하여 민간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은 “야간대기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시키지 않고, 임금으로 책정되지 않고 있어서 저임금이 심화되는 것이다.

요양보호사들의 경우 2교대제를 하고 있는데, 12시간 맞교대뿐 아니라, 주간 9시간/야간 15시간 교대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서 야간근무시간이 훨씬 긴데, 이러한 야간노동시간에 대한 임금이 제대로 책정되고 있지 못하다.

근로기준법(제50조)에 의하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위·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되어 있다. 근로기준법 제 50조*에 의하면 요양보호사들의 야간 대기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민간 노인장기요양기관 사업주들은 한국의 요양보호사들에게 야간에 작업 장소에서 대기하는 일정한 시간을 “휴게시간”이라고 하면서 이 시간을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시간으로 포함시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요양보호사들이 노인장기요양기관에서 노인들을 돌보기 위해 야간에 작업 현장에 있는 모든 시간에 대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56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 현재 요양보호사의 야간근무가 제대로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야간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요양보호사들에게 야간에 작업 현장에서 대기하는 시간까지 포함하여 야간근무시간(22:00-06:00) 전체에 대해서 야간근무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

요양보호사들의 저임금의 세 번째 이유로, 2008년 노인장기요양제도가 들어서면서 요양보호사들에게 임금을 주는 주체가 국가에서 민간 사업주로 바뀌게 됨에 따라 각종 수당 및 호봉제도가 사라지게 되어 요양보호사들의 저임금이 더욱 가중되게 되었다. 요양보호사들의 저임금문제와 수당·호봉 등이 없는 문제는 요양보호사들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이직률을 증대시켜서 인력 부족 및 노동강도 강화를 초래하여 요양보호사들의 사고성 재해와 근골격계질환을 증대시킬 수 있다.

요양보호사들의 저임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요양보호사들이 자신들의 노동력을 유지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데에 필요한 노동력 유지비를 임금으로 지급되어야 할 것이며, 장시간의 노동시간이나 야간근무시간 등의 부불 노동시간을 줄여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민영화된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사회공공화로 전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총수가액에서 요양보호사들에게 배분될 임금부분을 명확하게 하고 요양보호사들이 하루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루 노동력 유지비에 상당한 임금을 지급해주는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참고자료: 손미아 등, 요양보호사 근무실태 조사 및 사고성 재해 감소방안 연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7).

3. 요양보호사의 노동강도 강화의 문제

한국 요양보호사들은 과도한 노동강도 작업과 과중한 육체적 하중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 요양보호사의 육체적 하중의 과중과 인력 부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요양보호사들의 가장 큰 육체적 하중 문제는 수급자를 손으로 들어 올리는 문제이다. 영국, 독일 등 유럽에서는 요양보호사 1명이 1명의 노인을 손으로 들어 올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노인을 들어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2인 이상이 들어 올리는 기구를 사용해서 들게 법으로 규정해놓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8년 이래 거의 10년째 여성 요양보호사가 노인 한 사람을 직접 손으로 들어 올리고 있는데도 이에 관한 법이나 규정이 전혀 없다.

한국의 산업안전보건법 위임행정규칙(고용노동부고시, 2017.7.24., 시행)에서 “직업에 의한 건강장해”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 근골격계 부담 작업의 범위(8번)중에는“하루 10회 이상 25kg 이상의 물체를 드는 작업”이라고 명시해놓고 있는데, 요양보호사들은 25kg 이상이 아니라, 적어도 50kg 이상의 노인들을 하루에 10회 이상 들어 올리고 있다. 이러한 고용노동부 위임행정규칙을 적용하더라도 요양보호사들이 수급자를 들어 올리는 문제는 근골격계 부담 작업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매우 위험한 작업내용인 것이다. 그러므로 하루빨리 요양보호사가 수급자를 직접 손으로 들어 올리는 문제를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수급자를 이동시키기 위한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요양보호사들의 인력 부족 문제는 요양보호사들의 노동강도를 강화해서 사고성 재해와 근골격계질환을 증대시키고 있다. 인력 부족 문제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손미아 등, 요양보호사 근무실태 조사 및 사고성 재해 감소방안 연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7).

출처: <참여와 혁신>, “노인장기요양서비스 공공성, 요양보호사 노동조건 개선 없이 어려워“(2018.05.11 기사)

4. 수급자 노인들과 요양보호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사회 공공화’의 필요성

요양보호사들과 수급자 노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첫째, 사회 공공성 강화로 나가야 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전체를 “사회보험제도” 속에 포함시켜야 한다. 현재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재원 마련은 “사회보험제도”를 통해 이루어지나, 서비스 제공은 민간기관들에게 위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 사회보험제도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총체적으로 관리해서 보험료 징수뿐 아니라 이 보험료로 모인 사회적 재원까지도 국가책임 하에서 노인들에게 혜택이 고루 배분되어야 할 뿐 아니라 요양보호사들의 임금도 요양보호사들의 처우에 맞게, 요양보호사들의 생활이 유지될 수 있게, 노동력 유지비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급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행위별 수가제가 아닌 예방중심의 체계로 나가야 한다. 셋째, 가족, 지역사회, 지방자치단체 역할 강화해야 한다. 가족의 역할이 강화되어 가족들이 수급자를 돌보는 체계의 중심에 서야 하며, 지역사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강화되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보호사들을 지원해주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미래의 요양보호사 또는 노인들을 돌보는 사회적인 인력들이 여성, 남성, 젊은 층, 장년층, 노년층으로 구성되어서 한 작업 장소에서 서로 어울려서 다양한 경험을 주고받으면서 각 집단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역할 분담하여‘일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제안한다. 미래의 노인장기요양을 위한 일하는 사람들의 청사진은 ‘일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손미아 등, 요양보호사 근무실태 조사 및 사고성 재해 감소방안 연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7).

*근로기준법(제50조)에는“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위·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라고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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