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멸 (絶滅 annihilation)의 전쟁
2023년 11월 9일 / 한마디의 세상 Word of the World
글 <전망과실천> 편집부
가자 위기, 미-이스라엘 동맹, 반인도주의 범죄, 미국 대외전략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10월 15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이스라엘 국방부 연석회의에서 발언.“나는 단지 미국의 국무장관으로서뿐만 아니라, 유태인으로서 이 자리에 섰다…하마스의 학살은 이스라엘의 유태인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유태인들에 대한 학살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1986년 미 상원 연설.“이제는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 사과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할 때다. 이 30억 달러(*당시 미 상원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매년 30억 달러씩을 지원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었다)는 우리가 이제까지 한 것 중에 최고의 투자다. 만일 세상에 이스라엘이 없었더라면, 미국은 중동에서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을 발명해내기라도 했어야 했을 것이다.”
알렉산더 헤이그 1982년 미 국무장관의 발언“이스라엘은 단 한 명의 미국 병사도 태우고 있지 않지만, 미국 국가 안보에 중요한 지역에 위치한, 침몰시킬 수 없는 미국의 항공모함이다.”
챠스 프리만 전 미국방장관 2023년 11월 4일 발언.“이것은 하마스와의 전쟁이 아니다. 가자 지구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겨냥한 절멸의 전쟁(war of annihilation)이다. 두 가지 목적이 있다; 하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는 것, 두 번째는 만일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모두 죽이는 것이다. 이것은 무차별적인 폭격이며 무자비하다. 이는 인간성에 반하는 흉측한 범죄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5일, 이스라엘에게 민간인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작은 폭탄’(small bomb)을 쓰도록 권했다고 말했다. 인도주의적 작은 폭탄은 전례가 있다. 미국은 태평양전쟁 당시 큰 폭탄(fat man,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으로 4만 5천명의 민간인을 죽였다. 그보다 앞서 45년 3월 도쿄 대공습은 ‘인도주의적’ 작은 폭탄이 수행했다. 10만명의 민간인이 죽었다. 독일의 드레스덴에서도 10만명이 죽었다.
이 공습작전을 계획하고 실행한 커티스 르메이 미 항공단장(*당시 미 공군은 아직 독립편제가 아니라, 해군 소속이었다)이라는 인물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Dr. Strangelove’(부제; 나는 어떻게 걱정 따위는 때려치우고 핵무기를 사랑하게 되었는가)에 나오는 미치광이 군인 리퍼 장군의 실제 모델이 된 군인이다. 르메이 장군은 작은 폭탄의 위험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동료에게 “우리가 패배했다면 전범 재판정에 선 것은 다름아닌 우리였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 했으며, 한국 전쟁에서 그의 진정한 성가가 드러났다. 르메이 사령관이 지휘한 미 공군은 제2차 세계 대전에 사용한 것 보다 더 많은 폭탄을 한반도에 투하했다. 남한은 고작 ‘인천상륙작전’을 결행한 맥아더 동상을 놓고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라, 르메이의 동상을 마땅히 세웠어야 했다.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아버지가 딸들의 시체를 안고 있다. 그는 자식들이 폭탄 파편에 갈갈이 찢겨져 시체조차 찾지 못하게 될까봐 딸들의 몸에 이름을 새겨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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