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노동 연구소

민노연 창립식_087

미국의 헤게머니 현금화하기 (moneytizing hegemony)

2025년 10월 31일  / 한마디의 세상 Word of the World
<전망과실천> 편집부

“미국의 우위는 이제 과거의 일이다. 미국은 자신의 헤게머니를 현금화(moneytizing)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현금화하고, 집단 안보(나토)에 대한 상대적 기여를 줄여서 돈을 아끼고 있다. 동시에 전세계의 무역 통로, 무역 동맹, 에너지 시스템, 그리고 심지어는 정보자산을 재조정한다. 떠오르는 신흥 강대국들은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 새로운 제국주의가 위협 중이다. 중진국들은 만일 자신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 요리 재료가 되고 말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신들의 이익과 관심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지난 6월 8일, 군 부대 시찰 중)

최근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월 23일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을 전면 중지시켰으며, 25일에는 캐나다로부터의 수입 상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니 총리는 “미국이 준비가 되면 다시 협상하겠다”면서 “무역 협상이 실패하면, 캐나다 시장에 대한 미국의 불공정한 접근은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맞섰다.
캐나다의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70%에 이르며, 수입은 50%가 넘는다. 즉 캐나다에게 미국 시장은 절대적이다. 그런데 카니 총리는 뭘 믿고 이렇게 버티는 것일까?
그 대답은 위에 인용한 발언에 있다. 카니 총리는 미국의 헤게머니가 끝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은 미국이 ‘강대’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로 미국의 우위가 끝났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우위’(dominance)가 사라지고 이제는 다른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경쟁해야 하는 미국은 이제 과거의 우위를 돈으로 바꾸려고 하며, 그것이 바로 지금 미국이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이다. 더 망하기 전에 과거에 투자해 놓았던 것을 회수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카니는 캐나다 경제에 절대적인 미국과의 무역이 교란되더라도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며 버티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았다가는, 즉 동등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가는 ‘요리 재료’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최근에 공개된 미국 국방부 산하 랜드연구소의 보고서(‘미-중 관계의 안정화’)는 이같은 카니 총리의 인식을 뒷받침하는 미국의 대외전략이 제시되어있다. 랜드연구소는 미국이 중국을 이길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고 중국과 공존하라고 제안한다. 미국은 더 이상 super power(초강대국)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미국이 관세와 제재로 협박할수록 그것은 미국이 ‘강’해서가 아니라,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며, 미국은 이제 과거에 깔아놓은 것(hegemony)을 돈으로 바꿔서 먹고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여전히 제국주의지만, 더 이상 제국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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