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름: 권영숙

글로벌 리포트

가자 봉기 1년, 광기의 전쟁과 전쟁의 이성

가자 봉기 1년후, 그리고 이스라엘의 절멸을 향한 대학살극이 벌어진 1년후, 지금 여기서 차라리 질문되어야 할 것은, 왜 지난 2차 대전 이후 최소한 정치적으로는 공식적으로 ‘인권’과 ‘국제협력’, ‘전쟁방지’를 외치던 미국을 축으로 한 글로벌체제가 이제는 노골적으로 대량학살을 찬양하며 심지어는 핵전쟁의 위협까지도 ‘게임’의 한 부분으로 농단하게 되었는가, 왜 인류의 양심과 ‘천부인권’은 학살과 전쟁과 심지어는 ‘비인간화’를 막지 못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봉기를 통해 서구는 지난 2차 대전 이후 수립된 글로벌체제, 그리고 그 체제의 보편화된 가치들, 소위 ‘글로벌 시민사회’의 규범과 상식을 폐기하거나 혹은 일방적으로 수정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첫번째 시험대에 오른 종목들이 인권과 전쟁에 대한 국제 규약들이다. 따라서 과거의 인권적 성과들에 기초한 호소와 비난, 항의는 이제 더 이상 힘을 갖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같은 ‘인간적 가치’를 만들어낸 토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미친 전쟁의 광기, 그 수많은 민간인들의 죽음, 인간적 비극, 인권의 무력함과 같은 광기의 뒤안에는 냉정한 이성적 계산이 자리잡고 있다. 다만 그들은 서로 가진 무기가 다르며 힘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겹게도 많이 죽이고, 아주 오래 갈 것이며, 인간적인 호소들은 위안이 되지 못할 것이다.

글로벌 사회운동

미국 노동조합의 얄팍한 정치, 공허한 미래-미국 노동자정치세력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대선

보잉의 파업 상황을 UAW의 관점에서 진단하면 자본가들의 ‘노동착취’이며, Teamster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세계화’와 ‘금융화’의 폐해가 된다. UAW에게는 이럴 때 노조편에 서서 파업 피켓라인에 동참해주는 대통령이 ‘진보’이며 ‘좌파’이고, Teamster에게는 애초에 이같은 상황을 만든 것이 현재의 정치권 전부이기 때문에 이들을 일소하고 세계화와 은행들을 척결해야 한다는 식이다…
결국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여지는 미국 노동조합들의 모습은 ‘이익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서로 다른 어떤 레토릭을 쓰던지간에, 그들은 결국 이익집단정치를 구사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본(가)’에 맞서 싸울 의지도 이론도 없으며 ‘자본주의’를 폐기할 의사도 없다. 그리고 이들은 이같은 자신의 노골적인 비계급적 의식을 ‘좌파’라고 부르거나 혹은 ‘인민주의’라고 짐짓 부른다.

Review & Preview

자본주의적 파국주의(capitalist catastrophism)와 생태 아파르트헤이트

자본의 위기는 이제 ‘자본주의의 위기’가 아니라, 보편적 위기, 더 나아가 인류의 위기 혹은 전지구적 위기로 자신을 내세운다.. 물론, 현재의 ‘기후 위기’ 또는 ‘생태 위기’가 근거가 없다거나, 또는 자본가 계급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에 불과할 뿐이며, 따라서 노동자 계급이 나설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본의 위기 속에서 자본은 어떻게 자신을 재구성하고 있으며, 거기에 ‘대중’은 어떻게 동원되는가 혹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지는가를 먼저 명확히 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자본주의 위기의 본성과 그 위기의 역사들, 그리고 그에 대응한 인간들의 행동과 실패들을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주의적 파국주의는 자본주의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자본주의적 파국주의는 자본주의 세계체제가 자본과 인간 및 비인간적 본성의 신진대사 관계를 극적이고 비대칭적으로 파국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생태 아파르트헤이트의 지지를 받아 당분간은 “작동”할 수 있는 재구성이다.”

이슈 리포트

전지구적 공안정국: 공포와 검열, 공안의 가치동맹

언론의 자유, 더 나아가 표현의 자유, 그리고 사상의 자유는 단지 영국에서만 숨통이 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세계적이다. 미국, 뉴질랜드, 독일, 그리고 한국등. 그 사례는 도처에서 넘쳐나고, 과거와는 유가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국가간에 서로 익히고 배우며, 공안기술의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

검열은 그 자체가 목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검열을 한다는 사실 자체가 환기하는 특정한 사회심리적 상태를 목표로 한다. 그것이 공포이며, 겁박이다. 그리고 이같은 공포와 겁박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체제를 ‘공안’(정국)이라고 부른다.

권영숙의 테제11

건국(建國)과 광복(光復)과 국가보안법- 대한민국 국가의 기원은 계속 질문해야한다

저들의 얼굴에 환희는 과연 무엇에 대한 기쁨이자 무엇을 향한 설레임이었을까? 그리고 그것을 송두리째 부수고, 현재의 대한민국이라는 공화국을 만드는데 합의를 한 이들은 누구일까? 그들이 합의한 대한민국의 모습은 1948년 헌법과 1948년 국가보안법에 걸쳐있다.
그러므로 건국도 광복도 다 담아내지 못하는 해방정국의 국가건설 혹은 정부수립에 대한 문제제기는 여전히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국가‘적 성격에 대한 질문도 여전히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1919년과 1948년의 한 사건과 시간으로 한정할 수 없는 국가이다

글로벌 리포트

격변의 Global South: 파산과 정변 사이에서

방글라데시와 케냐(그리고 이미 스리랑카)는 이제 겨우 서막을 알리는 전세계적 현상의 징조일 뿐이다. 제3세계 국가들은 연쇄 부도가 나거나, 혹은 부도를 피하기 위해 채권자들의 요구에 맞추어 더 심한 착취를 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부채 싸이클을 보면 부채를 낼 수 있을 만큼은 이 세계는 민주적이며 평화롭다가, 더 이상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폭압과 전쟁의 길로 들어선다. 그리고 자본주의 하에서 ‘화폐’는 오직 부채(신용)를 통해서만 창조된다. 자본이 증식되는 동안에만 자본주의의 관대함은 유지된다. 그리고 증식의 시대는 끝났다. 좋은 시절도 다 간 것이다.

글로벌 리포트

죽은 자들의 민주주의 : 미국 정치체제의 진퇴양난

system works라는 말은 미국에서 매우 흔하게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말로 번역되고 오해된다. 하지만 포드가 말한 system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 때 시스템이란 상층부에서, 즉 권력 엘리트들이 자신들끼리 권력을 주고 받으며 기득권을 수호하고 체제를 유지하는 ‘담합’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즉 권력 카르텔의 작동을 말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트럼프가 다른 미국의 정치가들과 구별되는 점이다. 트럼프는 지난 50년간의 ‘초당적’(bi-partisan) 전통을 깼다.

글로벌 리포트

유럽 선거결과2 (프랑스 영국 선거) – 폭탄 돌리기: 출구(Exit) 없는 유럽의 도박

영국과 프랑스의 집권 엘리트들은 다가오는 위기의 냄새를 맡고 정권을 떠넘겼다. 또는 최소한 자신들이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는 자리로 퇴각했다. 떠넘겨진 폭탄을 들어올리며 승리를 외치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며 끝이 좋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끝이 나쁘면, 다 나쁘다. 노동계급정치가 자신의 정치를 제대로 구사하지 않는 한 선거는 스윙 게임이고, 유권자는 한 순간 ’주권‘의 행사자로 만족하며 체제를 견뎌야한다.

Review & Preview

노동계급은 자신의 법적 언어를 가지고 있는가? – 자본의 공격에 맞선 노동의 헌법적 비전

한국은 이른바 ’민주화‘ 이후 놀라울 만큼 ’법‘을 둘러싸고 사회가 재편되고 있다. 고소와 고발은 폭주하며 법이 만능화되고 있다. 미국 사회를 규정했던 ’소송사회‘는 소송의 폭주를 경험중인 한국 사회에 대한 규정으로 더 적절해보인다. 그리고 이는 법의 언어가 정치적인 언어가 될 뿐 아니라, 투쟁의 언어까지 잠식하게 만들고 있다.
과연 한국 노동계급은 자신의 계급적 언어, 정치적 언어를 가지고 있는가? 의문이다.

글로벌 리포트

유럽의회 선거 결과 분석

더 이상 세계화가 통하지 않는 세계, 즉 자본주의의 외형적 확대가 불가능한 세계에서는 이제 자신의 사지를 잘라내서 팔아먹는 내향적 신자유주의화, 말하자면 선진국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도의 강화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난 6월 10일 유럽 의회 선거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우경화가 아니다. ‘중앙’은 유지(center holds)되고 있지만(유럽 통합은 더 이상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중앙은 이미 자본의 압력 하에 굴복(center folds)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center holds, but center folds.

권영숙의 테제11

퀴어의 자긍심과 미국의 하이브리드 외교

미 국무부가 ‘공공외교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각국의 퀴어 퍼레이드를 지원하고 있다면, 한국 퀴어 퍼레이드에 대한 미국 대사관의 입장은 특별히 다를 수 있을까 의문이다. 한국 퀴어 운동이어떤 기준으로 미대사관등에게 자리를 허여했든간에, 단지 부스 비용 100만원만 받았든간에, 주한 미 대사관은 미 국무부의 ‘공공외교 프로그램’과 그 목적을 잊지 않고 있을 것이고, 올해 서울 퀴어 퍼레이드 참여도 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상대 국가 시민들과 관계를 넓히고, 대중에 영향을 미치고 정보를 제공하여 미국의 국가 안보를 고양“하려는 목적으로 참여했을 것이다.
서울 퀴어퍼레이드 조직위원회는 핑크 워싱을 명시적으로 거부하고, 나아가 퀴어의 자긍성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쳤다. 이는 참으로 유감이다.

Review & Preview

’System Change’는 체제전환이 아니다!

한국에는 기존의 체제전환론과 다른 ‘체제전환’론이 크게 일어나고 있고, 우파부터 좌파 일부까지 이 개념을 공용하면서 이 개념 자체가 시대적 유행어가 되고 있다.
하지만 당혹스러운 점은 여기서 체제나 체제전환은 흔히 사회과학에서 사용하고 한국어로 주로 번역되어온 regime(체제)이 아니며, 체제전환도 regime transformation(transition)이 아니라 system change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번역의 혼용으로 인한 개념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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