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기/ 퇴행

연구자의 시선

집회의 자유, 어디까지 왔나?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되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아니다. 이 글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제정/개정 역사와 기술적 성격들을 검토하면서 집시법이 집회와 시위에 관한 시민적 자유를 보장하거나 보호하기는 커녕, 오히려 집회와 시위의 목적인 정치적 항의의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임의적이고 비헌법적인 규제에 맞춰져 있을 뿐이라고 분석한다. 저자는 집시법의 폐기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서 규제의 대상이 되는 행위들을 입법 과정에서 명백하게 적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슈 리포트

진실은 자유를 구속한다. 거짓이 그대를 자유케 하리라. – 가짜 뉴스, SNS, 지식과 권력 (part4)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은 21세기의 가장 큰 두 가지 사건(이라크 전쟁과 금융위기)을 거짓말로 탄생시켰으며, 결국 이와 관련된 ‘뉴스’들은 모두 ‘가짜 뉴스’들이다. 그러나 이 거짓말은 지난 10여년 사이 유행이 된 ‘가짜 뉴스’들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이라크전쟁과 금융 위기 거짓말은 체제(세계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SNS가 유일한 지식 생산 공장은 아닐지라도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공적인 정보들은 이 과정을 거쳐서 하나의 ‘지식’으로 제시되며 지식과 더불어 인간, 그리고 대안적 사회 자체를 재생산하는 것이 목표로 된다. 그러므로 이 정보 생산체제 하에서는 ‘진실’이 불가능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것을 진실로 정박시키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언어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 그 언어로 세상을 바꾸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비판의 무기’가 통하지 않는다면, 결국 세상은 ‘무기에 의한 비판’으로 바뀌어질 것이다.

이슈 리포트

만국의 우익이여 단결하라! : 계급 없는 좌파, 주권 없는 우파, 출구 없는 대안들

극우’는 과연 진군하고 있는 것일까? 문제는 (1) 과연 이들 ‘우익’ 또는 ‘극우’들이 서로 동질적인, 국경을 넘어서 동맹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한 집단인가 (2) 왜 2010년대 이후 서구에서 ‘극우적(far-right)’이라고 불리는 성향의 집단들이 대거 등장하게 되었는가 (3) 그리고 ‘극우’라는 평가는 과연 타당한가?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계급정당의 부재 혹은 기존 계급정당이라고 인정받던 정당들이 자신의 지지자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는 것을 포기하고 국가적 혹은 당료들의 개인적 이해관계에 더 충실한 것, 그에 따라 정치적 공간에서 계급이 사라진 것, 이것이 독일 (총선)에서 극우가 득세하게된 배경이자 좌익이 부활하게 된 이유다…
최근 10여 년 사이의 세계적인 우파의 득세, 혹은 극우파의 등장은 과거 40여년 간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가 약화/붕괴되는데 따른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계급과 계급정당이 사라지자 정치는 정체성과 주권 사이에서 진동하고 정박점 없이 과거의 이름을 간직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환되어 유령처럼 떠돈다. 이 유령들은 서로를 무서워하며 서로가 비이성적으로 보이고 서로가 극단주의자로 보인다. 귀신은 귀신이 봐도 무섭기 마련이다…
한국은 지연된 민주화에 따른 구 독재세력과 민주화 이행 이후의 노동없는 ‘자유민주주의’ 과정이 불러온 대안우파(의 맹아적 형태들)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아스팔트 신우익이 결성되고 있다.

Review & Preview

민주주의 시스템은 작동하고, 위기는 봉합되고 : 윤석렬 탄핵과 “촛불의 운동정치와 87년 체제의 이중전환”(2018)의 현재성

2016-17년의 박근혜 탄핵 사건이 의미하는 바는 ‘공화국은 수호되었다’, 또는 ‘87체제는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윤석렬의 계엄 이후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 역시, 동일한 관점에서 평가될 수 있다.
2018년 <경제와사회> 3월호에 실린 권영숙 민주주의와노동연구소장의 논문 “촛불의 운동정치와 87년 체제의 이중전환”, 이 논문을 다시 꺼내든 것은 단지 사건의 유사성(탄핵) 때문만은 아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연속성 상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그 다음 단계로 ‘진전’된 것이며, 그 과정 속에서 질적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이 논문이 가지는 의미는, 가장 낙관론이 팽배한 시기에, 심지어 촛불 시위를 ‘촛불혁명’으로까지 격상시키려는 ‘자유민주주의자들’의 주도권이 가장 강력하던 시기에 이미 그 허상과 그에 따른 위험을 지적하고 환기시켰다는데 있다..
박근혜 탄핵 퇴진 운동(촛불시위)를 불러온 근본적인 동인은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이를 이중적 의미의 ‘87년 체제의 위기론’으로 요약한다. 87년 체제는 단지 정치적 의미에서 불완전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는 더욱 불완전했다. 이것이 87년 체제의 근본적 한계이자 내재된 모순이었다.

글로벌 리포트

지나간 미래, 오지 않을 과거, 제국의 망령: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과 전세계 질서

해리스가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대중에게 ‘차악’은 트럼프였으며, ‘최악’이 해리스였던 것이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길게는 지난 50여년간 미국을 이끌어왔던 노선, 즉 세계화에 대한 거부였으며 그 세계화의 최종적인 이념적 버전인 민주주의 가치 동맹에 대한 기각이었으며, 가치 동맹의 절대 수호에 대한 기각이었으며, 신자유주의에 대한 기각이고 동시에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기각이었다. … 대중은 현재가 지속되는 미래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과거의 일원론적(unilateral) 미국 제국과는 다른, 지역 맹주들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세계 전략을 구축하고 그 중의 약한 고리는 매우 강하게 압박하려 할 것이다. 거기가 우크라이나가 될지, 이란이 될지, 혹은 대만(또는 한반도)가 될지는 각 지역의 세력들의 대응 여부에 달렸다. 그들이 자신들의 이해를 위하여 전쟁을 원한다면, 트럼프는 ‘평화의 사도’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전쟁에 동참할 것이다. 왜냐하면 세계화는 기각하더라도 세계화의 결과로서 축적된 미국의 힘을 유지하는 것만이 미국 내에서도 자신들이 세력을 확대하고 계급투쟁을 막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포트

죽은 자들의 민주주의 : 미국 정치체제의 진퇴양난

system works라는 말은 미국에서 매우 흔하게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말로 번역되고 오해된다. 하지만 포드가 말한 system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이 때 시스템이란 상층부에서, 즉 권력 엘리트들이 자신들끼리 권력을 주고 받으며 기득권을 수호하고 체제를 유지하는 ‘담합’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즉 권력 카르텔의 작동을 말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트럼프가 다른 미국의 정치가들과 구별되는 점이다. 트럼프는 지난 50년간의 ‘초당적’(bi-partisan) 전통을 깼다.

글로벌 리포트

유럽 선거결과2 (프랑스 영국 선거) – 폭탄 돌리기: 출구(Exit) 없는 유럽의 도박

영국과 프랑스의 집권 엘리트들은 다가오는 위기의 냄새를 맡고 정권을 떠넘겼다. 또는 최소한 자신들이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는 않는 자리로 퇴각했다. 떠넘겨진 폭탄을 들어올리며 승리를 외치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며 끝이 좋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끝이 나쁘면, 다 나쁘다. 노동계급정치가 자신의 정치를 제대로 구사하지 않는 한 선거는 스윙 게임이고, 유권자는 한 순간 ’주권‘의 행사자로 만족하며 체제를 견뎌야한다.

글로벌 리포트

유럽의회 선거 결과 분석

더 이상 세계화가 통하지 않는 세계, 즉 자본주의의 외형적 확대가 불가능한 세계에서는 이제 자신의 사지를 잘라내서 팔아먹는 내향적 신자유주의화, 말하자면 선진국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도의 강화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난 6월 10일 유럽 의회 선거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우경화가 아니다. ‘중앙’은 유지(center holds)되고 있지만(유럽 통합은 더 이상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중앙은 이미 자본의 압력 하에 굴복(center folds)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center holds, but center folds.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