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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 Heaven(안전자산)에서 Risky Hell(시한폭탄)로 –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 국채 가치 하락의 지경학적 의미

Safe Heaven(안전자산)에서 Risky Hell(시한폭탄)로

-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 국채 가치 하락의 지경학적 의미

2025년 9월 25일  / 오늘의 챠트 Chart of the Day
<전망과실천> 편집부

지난 2020년 시작된 글로벌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 금융 시장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는 선진 각국의 국채 수익률(국채 금리)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표 1. 선진 각국의 국채 수익률 추이
● 가로축은 연도, 세로축은 수익률 (%). 흑색 선은 2년 만기 국채 수익률, 청색 선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황색선은 10년 뒤 그 이후 10년 동안의 국채 수익률 선물 추이, 주황색 선은 10년 뒤 그 이후 20년 동안의 국채 수익률 선물 추이.

정확히 시점을 말하자면, 코로나 사태가 거의 진정되어가던 지난 2022년 초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한 시기)부터 선진국의 국채 수익률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이름으로 전세계가 명명했던 장기 디플레이션의 대명사 일본 국채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장기물(10년 만기 이상) 국채 수익률 상승 추세는 프랑스와 더불어 일본이 가장 극심한 상태다.

이같은 일부 국가들의 국채 급등 현상은 단지 인플레이션이나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유로존의 경우, 코로나 직후 발생했던 고인플레이션은 진정되어 지금은 정책 목표치인 2%에 머물렀는데도 장기물 국채 수익률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채의 경우 단기 (만기 2년 이하) 국채의 수익률 변화는 인플레이션이나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여전히 반응한다. 즉, 아직은 해당 국가들의 중앙은행이 단기 국채 수익률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물 국채 수익률의 경우는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에 오히려 반대로 움직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인플레이션 추세와도 반대로 가고 있다.

이는 선진국의 국채 시장에 지난 40년과는 다른 무언가 중대한 체제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표2. 미국의 장기 국채 수익률 추이
● 적색 공간은 디플레이션 시기, 녹색 공간은 인플레이션률, 회색 수직선은 경기 침체기, 연한 보라색 그래프는 연방기금금리, 짙은 청색 선은 10년물 국채 수익률.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1980-1982년 15%까지 치솟은 뒤, 그 뒤로 40년간 지속적으로 낮아져왔다. 그리고 이 40년 동안 인플레이션률도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되었다. 이 시기는 미국 국채가 금을 대신하여 달러(글로벌 통화)의 기본자산으로 작동했던 시기였으며, 따라서 다른 나라들은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것이 자신들의 통화 가치를 안정화하는 절대적인 조건이기도 했다.

2022년 이후 달라진 것은 바로 이 점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더 이상 인플레이션과 상응하지 않는다. 동시에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의 국채 수익률도 미국 국채 시장의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글로벌 ‘안전 자산’으로 간주되던 미국, 일본, 독일의 국채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즉 선진국 국채는 더 이상 안전 자산이 아니며 초장기 국채 수익률 전망(10년 뒤 이후 10년의 수익률 추이)은 노골적으로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선진국 국채 대신에 대체 안전자산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전통적 안전자산이었던 금이다. 지난 9월 글로벌 투자은행이자 MSCI 지수를 운용하는 모건스탠리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는 아예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를 기존의 6:4(주식 비중 60%, 국채 비중 40%)에서 6:2:2(주식:국채:금)로 바꾸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이는 펀드들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의 절반을 매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선진국 국채 가격(수익률과 역의 관계)는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으며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결국은 선진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

최근의 미국, 일본, 프랑스의 정치 변동(극우화 및 정권 붕괴)은 실은 단순히 ‘정치적’ 이벤트가 아닌, 이미 해당 국가의 금융 시스템과 국가 시스템이 현상 유지가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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